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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iko _ 3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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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발전한 자수 기법 답게 사시코에는 다양한 패턴들이 존재합니다.
전통적인 색채를 가진 신화나 불교에서 온 상징성을 가진 것들,
자연적인 것에서 영감을 받은 꽃이라던가 새의 깃털,
일본 바다에서 온 파도나 물고기 비늘, 거북이를 형상화 한 무늬들이 오랜시간 전승되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공예 작가들에 의해 발전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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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에 역시 할머니의 할머니대부터 이어내려온 익숙한 이 바느질 기법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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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코의 패턴을 구분짓는 가장 주요한 스타일은
1) 긴 줄을 따라 스티치를 이어가는 모요자시
2) 더 작고 오밀조밀한 기하학적 무늬의 연속성을 통해 패턴을 만드는 히토메자시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직선 또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도안을 천에 그리고,
실로 엮어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어갑니다.
<모요자시 패턴을 만드는 법 : https://www.youtube.com/@sashiko-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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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윤재가 좋아하는 방법은 "쿠구리사시"라 부르는 히토메자시의 한 종류입니다.
천에 그린 도안을 따라 자그마한 러닝 스티치 (홈질)을 통해 위치를 잡습니다.
'허리를 굽히고 빠져나가다' 라는 쿠구리의 뜻처럼 자리잡은 스티치 아래로 실을 통과시켜 연결된 무늬를 만드는 기법인데,
마치 실뜨기를 하듯 교차되는 실들이 정형화된 무늬를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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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판과 뒷판을 다른 모양으로 만들수도 있고, 실이 여러갈래로 엮이며 천에 두께감도 더해지기 때문에 폭신하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보기보다 어렵지 않으면서 완성도가 있다는 것도 윤재가 쿠구리사시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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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은 우리 엄마들의 그 윗 세대부터, 우리에게 이르기까지 흔하게 접했던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랜시간동안 하찮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사시코 작업에 빠져들면서 우리는 이 소소한 일이 가지는 힘을 느낍니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예쁜 것을 만들어내고, 그 기운이 공간을 따뜻하고 재미있게 만듭니다.
특히 윤재는 이러한 사시코의 매력에 빠져 계속 이 작업을 즐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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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시에서도 엄마들과 함께 이 아름다운 무늬를 활용한 소품과 의류를 제작해보려고 합니다.
오랜기간 공들여서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정성 가득한 제품이 될 것 같아요.
수예에 관한 온갖 재료들과 원단을 파는 교토의 노무라 테일러와,
오래된 천들을 볼 수 있는 빈티지 마켓이 아마도 우리의 다음 행선지가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