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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iko _ 1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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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인디고 블루 원단 에 흰색실로 수 놓아진 기하학적 무늬를 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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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채도의 남색 원단을 겹겹이 기워 만들어진 일본식의 코트라던가,
상점 문앞에 펄럭거리는 남색의 커튼 - 노렌 (noren, 暖簾, のれん) - 도
이제 일본 여행을 즐기는 분들에게 익숙한 풍경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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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물과 거친 남색 천, 흰색의 조합은 일본을 대표하는 색채 중 하나죠.
재팬 블루 (japan blue) 라고도 하는 푸른색 원단에 기하학적인 흰색 도형을 수놓은
이러한 형태의 자수의 이름은 사시코 (Sashiko) 입니다.
일본 전통 공예의 현대적인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자수 기술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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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한땀 놓인 정갈한 스티치를 통해 곡선과 직선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흔히 "일본적이다" 라고 말하는 젠 (zen) 스타일의 소박하고 단순한 패턴들이 만들어집니다.
이 패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며 여러 형태로 결합해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장인의 화려함까지 만들어냅니다.
일본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사시코는 어디에서 시작된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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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오랫동안 머물렀지만, 우리가 사시코에 대해 처음부터 알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 이름도 생소할 정도로 사시코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었고요.
일본 오카야마 지역의 데님 (곧 이곳에서 소개할) 으로 놋백을 제작하다가,
좀 더 완성도 있고 디테일한 장식적 표현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정갈한 배색 스티치라던가 포인트가 될만한 자수 같은 것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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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데님 원단에 단순한 십자 스티치를 넣는 작업도 좀 더 숙련도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단순히 '바느질을 더 잘 하고 싶어서'
윤재가 먼저 다양한 스티치 자료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고포를 입다. 古布を着る 고후오기루)
그러다 문득, 예전에 정아가 소개한 책이 떠올랐어요.
두 분의 할머니들이 오래된 천으로 옷, 가방, 소품들을 만들어내는데, 거기에 사시코가 등장합니다.
두 분이 함께 교류하며 바느질을 하는 내용들이 참 정감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한국적인 자수와는 조금 달랐던 퀼팅과 기하학적이면서 단순한 문양들에 매료되었고,
이것이 사시코라는 일본 전통 자수 기법인 것을 그 때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시코 공방들이 교토나 오사카에 자리잡고 있는데,
어쩌면 그곳이 일본의 전통 문화를 지켜나가는 대표 지역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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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완성도 높은 제품에 대한 열망으로!
지난 여름, 무작정 교토에 있는 사시코 공방 '사시코랩 (sashikolab.com)' 의 워크샵을 신청해
놋백을 들고 찾아가게 된 것이 우리가 사시코를 접하게 된 첫번째 스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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